바로가기 메뉴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여는글

  • 여는글
웹진 상세 내용
[제127호] 좋은 말은 좋은 인간관계의 출발점입니다
  • 구분 | 201801
  • 카테고리 | 여는글
  • 작성일 | 2018-01-05
좋은 말은 좋은 인간관계의 출발점입니다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우리가 하는 말에는 크든 작든 힘이 있어서 남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제대로 된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좋은 결과를 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따뜻한 염려의 말 한마디에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선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생겼나 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에서 오가는 말이 점점 더 거칠고 험해집니다. 말이 비수가 되고 폭력이 되어 어지럽게 돌아다닙니다. 부주의한 말, 내키는 대로 쏟아 놓은 말은 남에게 불쾌감을 심어 줍니다. 격한 감정과 거친 분노를 그대로 분출하는 말은 당사자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 쉽습니다. 진위 여부를 확인도 안 한 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려 전파된 비방의 말은 한 사람을 큰 곤경에 처하게 만듭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목숨마저 앗아 갑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말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훈훈하게 합니다. 반상(班常)이 엄격하던 시절 양반 둘이 김 씨네 푸줏간에 들어섰습니다. 한 양반은 “이봐 백정, 쇠고기 한 근 줘.” 했고 다른 양반은 “이보게 김 씨, 나도 한 근 주시게.” 했습니다. 백정은 말없이 한 근을 달아 먼저 양반에게 줬습니다. 다른 양반에게는 “어르신, 여기 있습니다.” 하며 육질 좋은 고기를 공손히 건넸습니다. 먼저 양반이 “왜 고기가 다르냐?”며 화를 내자 백정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쪽은 백정이 자른 것이고 이쪽은 김 씨가 자른 것이라 그렇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나 존중 없이 내키는 대로 내뱉는 말은 오물처럼 내면의 환경을 더럽힙니다. 그런 말은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침묵과 인내를 통해 삭히고 정제되어 나오는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하여 서로를 잘 엮어 줍니다. 우리가 하는 말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2018년에는 남을 배려하는 말, 격려하는 말, 그리고 칭찬하는 말을 좀 더 많이 주고받도록 합시다. 남을 배려하는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아 줍니다. 격려하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 줍니다. 칭찬하는 말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듭니다. 그러므로 이런 좋은 말들은 좋은 인간관계란 열매를 맺게 하는 씨앗이 됩니다. 따뜻한 말, 밝은 말, 축복의 말로 ‘함께 소중한 우리’를 가꾸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