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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호] 가족사진
  • 구분 | 201905
  • 카테고리 | 여는글
  • 작성일 | 2019-05-02
여는글 가족사진 김범준 세례자 요한 신부 부천성모병원 영성부장



참 좋은 계절입니다.
신록으로 가득한 5월을 우리는 가족의 달이라고 합니다. 소중한 사람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소풍 가고픈 높고 청아한 하늘과 시선을 마주하며 피붙이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법인 가족 모두에게 5월의 온풍처럼 성모님의 보살핌이 포근히 감싸 안겨지기를 바라 봅니다.

저희 부천성모병원 입구 지붕에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병원 가족들 한 분 한 분의 사진으로 모자이크한 성가정 사진이 본관 로비에 모셔져 있습니다. 병원 가족들이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있음을 성가정의 모습으로 형상화하여 내원하는 모든 분들께 가족의 편안함을 안겨 드리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대의 사회에서 가족이란 이름은 참으로 애절합니다. 가족이란 단어만으로도 눈물이 몽글몽글 맺힙니다. 유난히 뜨겁던 작년 여름, 서울대교구에서 주최한 제4회 한국 청년 대회(KYD) 중, 명동 문화 축제에서 그룹 SG워너비의 보컬인 김진호(스테파노) 형제님의 열창을 듣다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힌 적이있습니다. 아마도 어쿠스틱 기타의 감성 한 스푼과 어울린 ‘가족사진’이라는 곡의 노랫말 떨림이 애써 숨겨둔 저의 심장 한켠의 아련함을 봉인 해제시켜 버렸던 것 같습니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 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았네…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우리 엄마…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 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지상에서의 마지막 눈을 감으시며 사랑하는 제자에게 당신의 어머니시자, 천상의 어머니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장 27절).

이로써 지상의 모든 자녀는 한 분의 어머니를 모시는 하나의 가족을 완성해 주셨습니다. 또한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며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사도들에게 명령하시어 인류가 하느님의 가족이 되고 사랑이 율법의 완성이 되게 하셨습니다(사목 헌장 32항 참조).

“지상의 모든 자녀는 한 분의 어머니를 모시는 하나의 가족을 완성해 주셨습니다.
또한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며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사도들에게 명령하시어 인류가 하느님의 가족이 되고 사랑이 율법의 완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다양한 직종의 종합체라고 불리는 병원, 어쩌면 그래서 섞이기 어색한 인사들…. 그럼에도 같은 영성의 가치를 위해 모여 있는 우리들…. 이 가치에 하나의 의미만 더한다면 좋겠습니다. 바로 가족. 한 분이신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고 그분의 외아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직접 내려오시어 맺어 주신 우리는 이미 한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저~쪽 부서의 저 사람이 아닌, 내 옆 부서의 내 가족이라는 의미를 더한다면, 함께 소중한 우리가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요? 매일 같은 메뉴의 점심밥을 먹고, 그래서 매일 같은 향기를 풍기고, 매일 같은 공간의 숨을 나누는 우리가 가족이 아니면 누가 가족이겠습니까…!!

이 참 좋은 계절이 저물기 전에 가족사진 한 장 찍어 보면 어떨까요?
우리 법인 다 함께 가족사진 한 장 박아 보는 건 어떨까요^^!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로버트 브라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