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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사랑의 실천

  • 영성, 사랑의 실천
웹진 상세 내용
[제152호] 발사랑 참모임 / “봉사는 베푸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
  • 구분 | 202002
  • 카테고리 | 영성, 사랑의 실천
  • 작성일 | 2020-02-04
영성, 사랑의 실천 발사랑 참모임 “봉사는 베푸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 김기화 의정부성모병원 심혈관집중치료실 Unit UM



발사랑 참모임은 2005년 발 마사지 교육이 계기가 되어 2005년 12월부터 봉사 활동에 뜻을 품고 결성하게 된 동아리입니다. 현재 회원 수는 30명이며, 2006년 1월부터 ‘나눔의 샘’ 발 마사지 봉사를 시작으로 2010~2011년은 양주에 있는 ‘빈첸시오의 집’에서 봉사했으며 이후 민락동에 있는 ‘나눔의 샘’에서 현재까지 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나눔의 샘’에서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환영을 받으며 발을 만져 드 리고 있으며, 발을 만져 드리는 동안 그분들의 삶을 함께 회상하며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습니다. 끝나고 나오는 우리의 팔과 손은 힘들지만 발걸음은 항상 즐거움과 보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게 봉사를 나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발 관리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등록금으로 10만 원과 4만 원 상당의 재료비가 들어갑니다. 사실 처음에는 티눈, 굳은살, 발톱 관리 등 내 발 건강에서 문제를 느껴서 강의를 통해 건강한 발을 되찾고 싶어 신청을 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의 발을 씻어 주신 것처럼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을 만져 드리겠다는 각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을 만지다 보면 금방 좋아지겠지, 뭔가 발라 주고 기구로 눌러 주기만 하면 되는 거겠지 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교육을 받은 순간부터 착각을 단단히 했다고 깨달았습니다.

교육과정의 첫 주 숙제 ‘나의 발 각질 제거해 오기’부터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발 사포로 발뒤꿈치 를 중심으로 발바닥을 정성스럽게 박박 문지른 후 따뜻한 물에 식초를 약간 섞고 20분 정도 족욕을 한 후 핸드크림보다 비싼 발 전용 크림을 바르고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발바닥 문지르기, 발가락 사이 문지르기, 발가락 빼내 주기 등등 손을 쉴 새 없이 놀리다 보면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발은 이 과정에서 혈량이 충만해져 발그레하게 변합니다. 뒤꿈치 각질이 완전히 제거되면 매끈매끈한 발이 되는데 이것이 발 관리의 기본 마사지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발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구나.’라고 깨닫게 된 후로는 회원들의 발을 서로 관리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내 발 관리보다 더 잘해 줘야지 하는 부담이 서로에게 긴장을 줬지만 6주 동안 일주일에 한 번 만나며 서로 발의 피로를 풀어 주었고, 편안하고 친한 사이가 된 것도 발사랑 동호회의 큰 장점입니다. 우리는 한국보완·대체요법간호사회에서 주는 수료증을 받았고 드디어 봉사하는 사람의 자격을 갖추었다는 일종의 비장한 마음을 지니고 봉사 활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의 발을 씻어 주신 것처럼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을 만져드리겠다는 각오도 있었습니다. 발 마사지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우리의 팔과 손은 힘들지만 발걸음은 항상 즐거움과 보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충분한 훈련 뒤에 어르신들의 발을 만지며 봉사하는 시간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르신 들과 봉사자들이 서로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을 내놓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달, 한 달 거듭할수록 우리는 서로를 기다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못생기게 변형되어 버린 발 모양을 보며 고생하셨던 시절 을 생각하게 되고, 자녀가 훌륭하게 자라 미국에 산다는 할머니, 한국전쟁 때 잃은 남편이 자신의 첫사랑이었다는 할머니의 옛이야기에서 그분들 삶의 희로애락을 같이 느끼게 됩니다. 모름지기 내 생활이 여유롭지 않으면 남을 돕기가 쉽지 않은 법인데, 나의 것을 그분들을 위해 덜어 놓는 여유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이 스스로를 뿌듯하게 하기도 하고 마음이 부유한 사람이 된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봉사는 베푸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 발사랑 동호회 활동을 통해 함께 봉사하는 간호사들이 더 많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방문이 그분들의 기쁨이 되길 기도합니다.”

봉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일반적인 표현이 있습니다. “봉사는 베푸는 것보다 더 많은 것 을 얻는다.”라는 말, 저는 이 말이 마치 수능 만점자가 “교과서만 봤어요.”라고 하는 것처럼 너무 피상적인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당이나 학교에서 봉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봉사는 ‘수업의 일부’라고 느꼈었습니다. 발 마사지 봉사를 하게 되면서 깨달은 점은 ‘왜 이 좋은 걸 안 했나?’이며 수많은 봉사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얻는 게 더 많은 일’임을 실감합니다.

어느 책에서 어르신들이 우리의 유년 시절을 윤택하게 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그분들의 노년을 윤택하 게 해 드려야 한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 발사랑 동호회 활동을 통해 함께 봉사하는 간호 사들이 더 많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방문이 그분들의 기쁨이 되길 기도합니다.

이런 열정적인 활동 덕에 2019년 11월 12일 “나눔의 샘” 봉사자의 날을 맞이하여 봉사 단체를 대표하여 감사패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15년 동안 이어진 우리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발사랑 참모임을 통해 개개인은 더욱더 성장하며 사랑을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