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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사랑의 실천

  • 영성, 사랑의 실천
웹진 상세 내용
[제 180호] 치유의 샘
  • 구분 | 202206
  • 카테고리 | 영성, 사랑의 실천
  • 작성일 | 2022-06-02
영성, 사랑의 실천 / 치유의 샘 / 홍영희 루치아 수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원목팀






제가 붓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한 건 수녀원에 입회해서 카드 제작이나 게시판 장식 등을 위해서였습니다. 붓으로 쓰는 글씨를 배운 것은 아니었고 흉내 내는 정도의 글씨였습니다.

2020년 은평성모병원 원목팀으로 소임 이동을 하였고 이런저런 행사와 일들로 붓으로 글씨 쓸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중에 2021년 원목팀 사업 계획을 위해 회의를 하다가 가톨릭 병원이니까 성경 말씀을 게시하거나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앙 엘리베이터 옆 모니터와 외래 모니터에 성경 말씀을 붓으로 써서 게시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2021년 3월부터 시행해 왔습니다. 이 연간 사업의 이름을 정한 것이 “치유의 샘”이었습니다.

그간 제 글씨를 보신 분들이 제대로 한번 배워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들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2021년 2월 중순경부터 캘리그래피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업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땐 이걸 어떻게 써서 모니터로 옮겨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였는데 모니터를 담당하는 홍보마케팅팀과 대화를 한 결과 스캔을 해서 파일로 저장하면 모니터에 성경 말씀을 게시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2021년 3월에 처음 써서 치유의 샘 모니터에 올렸는데 그때 선택했던 말씀이 길어서 글씨만 빽빽하게 써서 올렸습니다. 그때는 캘리그래피 초급반을 막 시작했을 때라 원래 제가 쓰던 글씨대로 써서 올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족하고 엉성하기 짝이 없는 글씨를 용감하게 한 달 동안 모니터에 그렇게 올렸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간단한 그림도 함께 그려서 넣기 시작하였고 글씨 크기, 색깔, 배열, 그림 위치 선정 등은 저희 원목팀 행정 선생님께서 편집을 도와주셔서 원본보다 훨씬 멋있게 화면을 살려 주고 계십니다.

2021년 5월에 캘리그래피 초급반을 수료하고 모니터 글씨가 조금씩 매달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영성부원장 신부님께서 이렇게 글씨 쓰는 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면 캘리그래피에 관심 있는 교직원분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영상을 찍어 가톨릭 신자이신 교직원 그룹 피드에 월 1회 그 달의 말씀으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1월까지는 정보보호팀 선생님이 동영상을 찍어 주시고 편집도 해 주셨는데 올해 2월에 제가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배워서 2월부터는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도 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교직원들 중에도 붓으로 글씨를 쓰시거나 캘리그래피를 하셨던 분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 선생님께 모니터 글씨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수락하셔서 지난해 10월 치유의 샘은 교직원 선생님의 재능 기부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 올해 1월에도 본인이 하실 수 있다고 자청하셔서 올해 1월 치유의 샘도 선생님의 작품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특별히 그림에 큰 재능이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그린 그림도 삽화처럼 글씨에 함께 넣어 게시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선생님과 함께 동영상도 찍어 올렸습니다.

2022년에는 성경 말씀과 함께 CMC 영성도 격월로 게시하기로 연간 사업으로 계획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CMC 영성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윤리 헌장과 새 의료인 헌장에서 내용을 발췌하여 치유의 샘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연간 사업 계획으로 시작한 일이라 매월 늘 부담감으로 말씀 선정부터 글씨 연습, 말씀을 치유의 샘에 게시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작가분들이 원고 마감을 독촉 받는 기분과 같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누가 자꾸 독촉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달 말씀을 홍보마케팅팀에 전달하고 난 후에야 홀가분함을 느낍니다.

저는 이렇게 매달 부담감을 이겨 내며 치유의 샘에 부족한 글씨를 게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이 모니터를 보는 여러 부류 사람들(환자, 보호자, 교직원, 외부 업체 직원) 중 단 한 분이라도 성경 말씀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고 그야말로 조금이라도 치유를 느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