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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4호] 주님의 은총 가득한 ‘으뜸 대학’을 꿈꾸며!
  • 구분 | 202210
  • 카테고리 | 여는글
  • 작성일 | 2022-09-29
여는글 / 주님의 은총 가득한 ‘으뜸 대학’을 꿈꾸며! / 조석구 루카 가톨릭대학교 의생명산업연구원장 겸 산학협력단장 겸 연구처장



가톨릭대학교는 성심교정, 성의교정, 성신교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심교정은 부천에 위치한 대학의 본부이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가르치는 종합대학이다. 반포의 성의교정은 의대와 간호대에서 의학을 연구하며 의료인을 양성하고, 혜화동의 성신교정은 신학을 연구하며 사제를 양성한다. 얼핏 보면 삼색삼인 같은 부조화, 불편한 동거, 따로국밥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내가 맡고 있는 직책도 교정만큼 다채롭다. 서로 달라 보이는 세 가지 보직을 맡을 때는 스스로도 참 어리둥절했는데, 일 년을 지내 보니 수천 년을 이어 내려온 가톨릭교회의 지혜처럼 이 조합도 신기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우리 대학의 연구를 위한 컨트롤 타워의 수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 명확한 결심은 연구의 물길을 여는 것이었다. 연구자들이 막힘없이 힘차게 나아가도록 물길을 잘 열어주고 싶었다.

첫째, 연구 역량의 지속 성장을 위하여 연구비의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기업과 대학의 연구 방향을 선도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연구비 예산 규모가 커 많은 대학들이 매달린다. 그러나 정부 예산과 개발 아젠다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며 자유롭지 못하다. 대안으로 산업체와의 협동 연구를 통해 연구 동력과 연구비를 확보할 때 보다 여유롭고 창의적이며 가치가 높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개원한 옴니버스 파크는 산업체, 학교, 연구소, 병원이 하나로 연결되는 산학연병 복합체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연구비의 다각화가 가능해질 때 새로운 연구 인프라를 시기적절하게 구축할 수 있으며 수준 높은 연구를 통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순환 구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연구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둘째, 기술 사업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학의 전임교원 선발과 연구자 역량 평가에 저널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높은 논문을 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모세의 구리뱀은 IF 높은 논문이 아니라 기술이전과 사업화가 되어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기술 사업화와 연구 수입 확보 능력을 연구자의 최상의 덕목으로 내걸고 있다. 기술 사업화를 수행하는 연구의 여정에는 수많은 우수한 peer review 논문들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연구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 경영의 전설적인 인물로 꼽는 마쓰시다 고노스케 자서전의 제목인 “머리가 움직이면 꼬리가 움직인다”라는 말을 무척 좋아한다. 정신이 이끄는 대로 몸은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며, 의지와 자각이 있다면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다. 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이 모두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선 수장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우리 대학이 사회의 빛이 되고 으뜸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신진 연구자들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으뜸 연구자로 육성하고자 한다. 이렇게 성장한 이들이 우리 대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모습을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즐겁다

근무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침마다 들려오는 복음 말씀과 회의 전에 하는 기도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큰 위로와 기쁨을 준다. 계획하는 일들이 뭔가 막힘이 있거나 어려움이 생길 땐 그 일로 기도문을 만들어서 수시로 기도하는 습관이 있는데, 어느 순간에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늘 경험한다. 여의도 림프종센터를 시작할 때도, 연구원장이 되고 나서도 그랬다. 내가 치료하는 환자들이 치유되길 간절히 바라고 환자와 가족과 이웃들이 나로 인해 상처받지 않길 바라며 내가 실수하고 좌절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님께 은총을 청한다.

“계획하는 일들이 뭔가 막힘이 있거나 어려움이 생길 땐 그 일로 기도문을 만들어서 수시로 기도하는 습관이 있는데, 어느 순간에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늘 경험한다. 여의도림프종센터를 시작할 때도, 연구원장이 되고 나서도 그랬다. 내가 치료하는 환자들이 치유되길 간절히 바라고 환자와 가족과 이웃들이 나로 인해 상처받지 않길 바라며 내가 실수하고 좌절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님께 은총을 청한다.”

나는 우리 대학이 으뜸 대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수능 성적 일등 대학이 으뜸 대학이 아니라 주님 은총을 청하는 가톨릭대가 대한민국에서, 세계에서 으뜸 대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보다 높은 곳에 우리의 가치와 목표를 두고 주님께 은총을 청하면 바라는 바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